관중에 침 뱉고, 화내고... 코트 위 '악동'의 '악행'

입력
2022.06.29 14:06

'테니스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닉 키리오스(27·호주)가 윔블던 대회에서도 기행을 저질렀다. 관중석 쪽으로 침을 뱉는가 하면 심판을 “고자질쟁이”라고 불렀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공을 코트 밖으로 세게 쳐내며 성질을 부렸다. 모두 한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키리오스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폴 주브(22·영국)와 맞붙어 3-2(3-6 6-1 7-5 6-7<3-7> 7-5)로 진땀승을 거뒀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접전이었다.

키리오스는 경기 초반부터 관중과 말다툼을 벌이며 집중력을 잃었다. 결국 첫 세트를 주브에게 내준 뒤 그는 주심에게 “관중석에서 인종차별을 들었다”면서 "그 관중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정에도 불만을 품은 그는 여성 심판원을 향해 큰 소리로 “고자질쟁이”라고 소리쳤다. 해당 여성 심판원은 공이 라인 안과 밖 어디에 닿았는지 주심에게 보고하는 역할이었다.

또 서브 실수를 저지르고는 공을 코트 밖으로 세게 쳐내며 신경질을 부렸다. 경기가 끝난 뒤 주브와 인사를 나누러 가면서는 관중석 쪽으로 침을 뱉었다. 이 모든 행동을 키리오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부 시인했다.

다툼이 있었던 관중에게 침을 뱉은 게 맞냐는 질문에 키리오스는 “맞다. 그 관중은 날 모욕하던 사람 중 한 명”이라며 “날 응원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심판원에게 한 말을 후회하냐고 묻자 “왜 후회하냐”고 되물으며 “그게 그녀가 한 행동”이라고 답했다.

윔블던은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예의를 중요시하는 대회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윔블던 주최 측 대변인은 “감독관과 협의하여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판실 측도 기자회견 녹취록을 검토한 뒤 벌금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2010년 윔블던에서 빅토르 하네스쿠(루마니아)가 관중과 다툼을 벌이며 침을 뱉고 경기를 포기해서 1만5,000 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최현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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