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다자외교'로 불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나선 가운데, 전야 만찬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한 악수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지지자 쪽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악수 상대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비판자 쪽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룩 악수"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주최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전야 만찬에 참석했다. 문제의 영상은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현장 영상이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찾아와 윤 대통령과 먼저 악수한 후, 곧이어 자신의 오른편에 서게 된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친근하게 대화하며 악수했다.
외교 행사에서 기념촬영의 자리는 사전 지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제자리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침 뒤에 서게 된 윤 대통령, 오른편에 서게 된 라데프 대통령과 차례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있는 국내에선 이 악수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악수 상대로 윤 대통령을 골랐다며 의미를 부여한 반면 비판자들은 이 장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는 잠시 악수한 후, 바로 라데프 대통령을 쳐다보며 부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노룩 악수'를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개로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방문 첫날 일정이 계속해서 혼선을 빚으면서 행사 준비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초 첫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첫 일정으로 예고했지만 28일엔 이것이 취소됐다면서 대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회담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회견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윤 대통령은 회담장까지 갔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일정이 꼬인 원인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문제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4자 간 협상을 벌였다. 나토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70년 전부터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과 핀란드의 쿠르디스탄 지원 등을 문제 삼아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 협상 때문에 한·핀란드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고 한·나토 회담도 4자 간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연기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다만 이 4자 간 정상회담은 지난 26일부터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 대통령 대변인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등 언론의 보도로 개최가 알려졌고,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27일에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지해 둘 정도로 알려진 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일정을 잃은 덕분(?)에 스웨덴과 핀란드가 튀르키예와 합의하면서 두 나라는 나토에 가입하게 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회담이 짧게 짧게 있는데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얼굴이나 익히고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정도 아니겠나" 등의 발언을 한 것이 겹치면서 "해외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제대로 준비한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