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고환율 등이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체감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3~24일 조사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3분기 BSI가 전 분기인 2분기 BSI 96보다 17포인트 내린 79였다. 1분기 BSI는 89였다. BSI가 100 미만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BSI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등으로 올해 2분기부터 상승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경기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가 이어지면 국내 소비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안정, 세제 지원, 수출 금융 및 물류비 지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화장품(100)과 의료정밀(95) 식음료(94) 조선(94) 가구(91)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고환율, 수주 호조, 코로나19 방역 해제 효과 등으로 선방한 업종들이다.
반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비금속광물(61) 석유화학(63) 자동차부품(69) 등의 업종에선 경기 전망이 어두웠다.
지역별로는 방역 해제와 관광 호조 덕을 본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2분기 대비 BSI가 하락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리스크로 ①물가·환율 변동성 지속(62.6%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②소비 위축(52.3%) ③공급망 병목(30.6%) ④자금 조달 여건 악화(20.9%) 등을 걱정했다. 또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이 연초 목표를 세웠던 수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54.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