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대만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불법 어업 활동 감시를 공식화하는 등 중국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슈까지 곁들였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7일(현지시간) 세라 비앙카 부대표와 덩전중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가 이날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ㆍ대만 이니셔티브’를 논의하기 위한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회의에서는 농업, 반부패, 디지털 무역, 노동 분야 등 다양한 무역 분야 의제를 다룰 협상 로드맵 개발을 논의했다고 USTR는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당시 한국,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등 13개국을 모아 ‘인도ㆍ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대만은 배제한 대신 무역ㆍ공급망ㆍ수출통제 문제 등을 다룰 별개 협의체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 결과가 미ㆍ대만 이니셔티브다.
미국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불법ㆍ비보고ㆍ비규제(IUU) 어로활동 대응 차원에서 새로운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각서에는 불법 어로 활동과 강제 노동을 이용한 조업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 단속 강화, 불법 조업에 맞서 싸우는 국가 지원 원칙 등을 담았다.
백악관은 이 각서에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조치 역시 중국 견제 차원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대표적인 불법 조업국 중 하나”라며 “중국이 불법 조업 행위 근절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불법 조업 활동에 맞서 싸우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참여하고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불법 조업 대응을 위해 대만, 베트남, 에콰도르, 파나마, 세네갈 등 5개 국가와 새로운 협정 체결도 검토 중이다. 남미와 태평양 등에서는 중국 원양어선이 수백 척씩 출현해 불법ㆍ남획 어로에 나서자 해당 국가들이 중국 어선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은 26일 G7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인프라ㆍ투자 파트너십(PGII)’을 출범시키고 6,000억 달러(약 770조 원)를 투자해 개발도상국과 중진국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ㆍ해상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 차원이다.
미국은 또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 전략 개념'에 중국의 '구조적 도전'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