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3선 중진인 홍익표 의원이 '텃밭' 지역구를 뒤로 하고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에 도전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홍 의원은 최근 당에서 실시한 전국 253곳 지역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공모에 현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이 아닌 서초을 지역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홍 의원은 19대 이후 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고 30대 청년 당대표를 선출하는 등 지지 기반을 넓혀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홍 의원이 중진으로서 고민이 많았다"며 "성동구는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는 등 안정적인 지역구인 만큼 이를 다른 이에게 물려주고 험지에 도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을은 1992년 실시된 14대 총선 이후 한 번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보수의 철옹성'이다.
민주당 조강특위 관계자는 "홍 의원 개인 결단으로서 당이 홍 의원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한 바 없다"며 "아직까지는 자신의 지역구를 양보하고 험지에서 지역위원장을 하겠다고 신청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서초을 지역위원장에 도전한 이들이 여럿인 만큼 홍 의원이 선정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득권을 내려놓은 홍 의원의 결정이 당내 중진들에게 압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혁신위)는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당 쇄신 방안 중 하나로 '동일 지역구 4선 이상 출마 금지'를 제안한 바 있다.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도 "필요한 조치"라며 힘을 실었지만 대선 패배 후 흐지부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