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지분 교환 방식으로 '반쿠팡동맹'을 맺은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이번엔 상품력과 기술력을 각각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26일 이마트는 27일~다음 달 3일 일주일 동안 이마트 상품을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를 통해 9회 연속 선보이는 '어메이징 위크'를 연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상품력과 네이버의 플랫폼 파급력으로 온·오프라인 고객의 쇼핑 경험을 확대하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두 회사의 협업 관계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쇼핑 라이브에서는 ①이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 및 오프라인 공간이 ②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에는 이마트 월계점 아트리움에서 마술사 최현우씨가 등장한 '마술사 최현우의 매직특가쇼'를 라이브로 진행한다. 이 방송에서 참외, 감귤, 홍감자 등 이마트의 신선식품 브랜드인 파머스픽 제품들과 피코크 디저트 등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데, 네이버의 자율주행로봇 '루키'가 현장에서 모집한 고객 시식단에게 음식을 서빙할 예정이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로봇 루키는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도 물건 배달 등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아트리움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에 리뉴얼한 월계점 1층에 고객과 쌍방향 이벤트를 진행할 목적으로 아트리움을 만들었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활용을 못하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가 개발한 AI 플랫폼 '네이버 클로바'의 AI 보이스 더빙 기술을 적용한 캐릭터 '다나'도 처음으로 쇼핑라이브에 데뷔한다. 30일과 다음 달 3일 다나는 이마트 전단상품을 소개하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인 '장보기 읽어주는 다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송은이, 승우아빠 등 방송인과 유튜버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마트의 캠핑용품과 피코크, 신선식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에는 양사 모두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 많아 기대 중"이라며 "이번 쇼핑라이브 결과를 보고 온·오프라인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쇼핑라이브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네 번째 협업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손잡고 2,500억 원 규모의 지분교환(이마트 1,500억 원, 신세계인터내셔날 1,000억 원)을 단행했다.
이후 ①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 '지역명물 챌린지'(21년 7월·이마트), ②SSG닷컴·이마트 트레이더스의 네이버 장보기 입점(21년 10월), ③SSG닷컴 네이버 새벽배송몰 입점(올해 3월) 등 대부분의 협업은 신세계그룹의 쇼핑몰과 네이버의 플랫폼을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의 네이버 장보기는 론칭 시점 대비 5월 거래액이 163%, 월평균 주문 고객수도 두 배가량 늘었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하지만 패션, 뷰티, 명품 분야까지 협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당시 기대에는 못 미친 수준이다. 지분 교환 이후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온라인 쇼핑몰 채널을 확보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 브랜드가 G마켓, 옥션에 입주하는 등 네이버를 활용할 이유도 적어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네이버 측과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