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취재를 하던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소속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는 유엔(UN) 검토 결과가 나왔다고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1일 팔레스타인 서안 북부 도시 제닌에서 숨진 알자지라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사망 경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법무장관이 제공한 공식 자료를 포함해 우리가 그간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아클레를 살해하고, 그의 동료 기자를 다치게 한 것은 이스라엘군의 총격이었다"고 말했다. OHCHR이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증인과 전문가 인터뷰, 관련 사진과 동영상, 녹음 자료 등을 검토해 내린 결론이다. 다만 샴다사니 대변인은 '조사'라는 표현 대신 사건을 '모니터링'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을 취재하는 전문기자로 25년간 알자지라에서 일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아클레는 지난달 11일 제닌에서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다른 기자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테러범 수색 과정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당시 현장 목격자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고,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해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무차별 총격에 의해 살해됐는지 이스라엘군의 부주의로 살해됐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자체 조사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당시 그 장소에서 (이스라엘군이 사격하기 전에) 경고하지 않았고 다른 교전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언론'이라고 표시한 방탄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은 기자 4명이 캠프로 가는 거리로 들어서자 정확히 조준한 듯한 총알 몇 발이 이스라엘군이 있던 위치에서 기자들에게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료 기자가 어깨에 한 발을 맞았고, 아클레가 머리에 한 발을 맞아 즉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