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김호영 고소 신중하지 못했다" 뮤지컬 1세대 호소문 이틀 만에 사과

입력
2022.06.24 13:31
"선배들 호소문에 반성…소송, 바로잡겠다" 
인맥 캐스팅은 강력 부인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동료 배우 김호영을 고소한 뒤 이어진 공연계 인사들의 지적에 24일 공개 사과했다. 22일 뮤지컬 1세대 인사인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씨가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옥주현의 고소를 질타한 뒤 배우들의 릴레이 동참이 이어진 지 이틀 만이다.

옥주현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읕 통해 "최근 작품 캐스팅 문제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가 뮤지컬 업계 동료 배우를 고소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뮤지컬 배우 선배님들의 호소문을 읽어봤다"며 "저 또한 뮤지컬을 사랑하고 아끼며 17년간 뮤지컬에 몸담아 온 한 사람으로서 저를 둘러싼 의혹들과 그것을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반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뮤지컬 업계 종사자 분들과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관객 분들을 비롯해 이 일로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소송과 관련해 발생한 소란들은 제가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늘 그래왔듯이 연기와 노래를 통해 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제 진심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옥주현은 "오디션을 통해 본인의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캐스팅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공연 제작사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일로 우려와 걱정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더불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캐스팅이 발표되며 불거졌다. 엘리자벳 역에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였던 이지혜가 캐스팅됐고, 앞서 엘리자벳을 두 차례 한 배우 김소현은 보이지 않아 일부 팬들이 의아해했다.

그런데 배우 김호영이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삭제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글이 옥주현을 저격했다는 추측이 일었다. 옥주현이 막대한 티켓 파워를 바탕으로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를 김씨가 꼬집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옥주현과 '엘리자벳'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인맥 캐스팅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옥주현은 20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김호영과 네티즌 2명에 등 3명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상 초유의 동료 배우 고소전에 뮤지컬계 1세대 배우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이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내며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다수의 동료 배우들이 동참했다.

한편 EM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라이선스 뮤지컬의 특성상 원작자 승인 없이는 출연진 캐스팅이 불가하다. '엘리자벳' 배우 캐스팅 과정 역시 원작자의 계약 내용을 준수하여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원작사 또한 현재 상황과 관련하여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관련 논란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