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대표 징계 여부 결정을 연기한 윤리위원회를 겨냥해 "뚜렷한 결론도 없이 시간끌기로 (대표) 망신주기하면서 지지층 충돌을 유도하는 자해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에게도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하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리위가 결론 내릴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고, 윤리위 회의가 (열려도) 무의미한데 (회의를 열어) 지금 이준석 대표 자꾸 이슈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 "국민의힘의 특징이 '노청' 세대 연합 정당"이라며 "20·30 세대 지지층과 60·70 세대 지지층이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짚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주로 20·30이 지지하고, 기존에 충성도 높은 지지자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비호감도가 높아졌다"며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이 과거와 다르다 보니 (기존 지지층에선) 적응도 안 되고, 안정감을 바라는데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하니까, 지지층 사이에서도 (의견이) 충돌한다"고 전했다. 결국 "당의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윤리위가 해당행위를 잘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층의 충돌을 유도해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윤리위는 22일 오후 7시부터 약 5시간에 걸쳐 심야 회의를 열어, 이 대표 성 상납 논란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또 7월 7일 윤리위를 다시 개최해 이 대표의 의견을 들어본 후 징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하 의원은 "윤리위에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윤리위원장의 행동을 두고서도 "국민들이 볼 때는 꼴사납고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우리 당에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윤리위원장이 명확한 증거가 있으면 당대표를 징계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야 된다"며 "그런데 대표랑 진실 공방하는 윤리위원장도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직격했다.
갈등의 본질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하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명확히 엇갈리는 호불호"라며 "자기 지지층을 향해 정치하는 의원 특성상 지지층의 생각을 따를 수밖에 없어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그는 "20·30 세대는 국민의힘에 대한 충성도가 다른 연령대의 지지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지는 않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며 "그러면 다시 이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모양이 될 수가 있고, 윤석열 정부도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가 징계받으면 다음 총선도 기약하기 어렵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예측에는 "다음 총선까지 연결하는 건 좀 무리"라고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다음 당대표 출마 안 한다고 했고, 총선은 새로운 지도부하에서 이끌어가야 해 2030이 조금 약해지긴 하겠지만 영원히 다 떠난다고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