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의원도 '박지현 때리기'... '최강욱 재심 요청'에 갈등 격화하나

입력
2022.06.22 11:38
박지현, 최강욱 재심 요청에 "철회·사과해야"
강성 지지자들, 박지현 잇단 고발·징계 요청
'처럼회' 김남국 "박지현, 이준석보다 더 아집"
우상호 비대위원장 "윤리심판원 결정 존중"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희롱 의혹에 대한 중징계 결정이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번지고 있다. 강성 지지자층의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고발과 징계 요구에 이어 일부 의원도 '박지현 때리기'에 합류하면서다.

최 의원에 대한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징계 결정 후 밭갈이 운동본부·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21세기 조선의열단·민주당의 민주화 운동본부 등 4개 단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박지현의 해당행위 징계를 위한 당원 서명' 양식을 올리고 있다. 이들 단체는 '입당 후 6개월이 지난 당원은 다른 당원에 징계를 청구할 수 있다',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다면 최고위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등의 당규를 들어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후 박 위원장을 허위사실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고발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박 위원장이 단순한 해프닝을 ‘성희롱 사건’이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사세행의 고발 이유다.

당내 갈등 불씨 된 '최강욱 중징계'

당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최 의원을 옹호하는 의원들은 징계를 요구해온 박 전 위원장에게 비판의 화살을 쏘고 있다. 강경파 의원모임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팬덤에 취한 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이 아니냐"며 "당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보다 더 아집에 갇혀 있는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도 20일 "당을 그렇게 이끈 책임이 자기에게 있음에도 평론가 모드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쓴소리를 가장한 무책임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팬덤에 당을 맡기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진다"며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 받기 전에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처럼회는 강성 팬덤과 인연을 끊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자신을 형사 고발한 시민단체와 '처럼회' 소속 일부 의원들을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저를 형사 고발까지 하는 폭력적 팬덤과 징계가 잘못됐다고 부정하고 윤리심판원 위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처럼회의 좌표부대'들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 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도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비대위 "징계 둘러싼 찬반 갈등, 바람직하지 않아"

최 의원 징계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면서 비대위는 수습에 나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징계에 대한 개인 소회가 있지만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로 당내 의원들이 찬반을 나눠서 왈가왈부하고 분란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서난이 비대위원은 "윤리심판원 위원이 일치된 의견으로 확인한 사실 앞에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사과는 신속하고 분명해야 하며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재심 신청 의사를 밝힌 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