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운명의 1주일'을 맞았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 심의를 위한 당 윤리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 심의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현직 당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됐다는 점에서 어떤 징계 처분이 나오든 간에 '리더십에 대한 흠집'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해외 출장 중이던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 16일 귀국하면서 윤리위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초 27일이 거론됐지만 이 위원장 의중에 따라 회의 일정은 앞당겨질 수 있다. 윤리위 소집이 다가오면서 이 대표와 윤리위 간 기싸움이 팽팽해지자, 일각에선 '기습 개최'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 회의 일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들은 게 아니라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이 위원장은 18일 입장문에서 "윤리위의 운영에 지장을 주는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를 거론했다. 의혹은 물론 윤리위 권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 대표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리위 결과는 이 대표의 거취는 물론 차기 당권 구도와 직결돼 있다. 어떠한 징계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이 대표와 갈등관계인 친윤석열계 의원, 안철수 의원 등과의 알력 다툼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처분은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가지다. 가장 가벼운 경고시에는 대표직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윤리위가 해당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인 만큼 정치적 치명타를 입는 셈이다. 이 대표가 "경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완강히 버티는 배경이다.
제명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최고위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표결'이 부담스러운 최고위 분위기가 그나마 이 대표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한 최고위원은 "최고위는 기본적으로 만장일치로 합의하는 곳"이라고 했다.
문제는 최고위 의결이 필요 없는 당원권 정지인 경우다. 정지 기한은 최소 1달에서 3년까지로, 길어질수록 대표직 유지는 어렵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임기를 못 채울 경우에는 임시전당대회를 거쳐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 당권 경쟁에 불씨를 댕길 수 있다는 얘기다. 탈당 권고가 내려지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징계를 내릴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새 정부 초기 국정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권을 둘러싼 내홍이 나타나면 이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에 대한 윤리위를 소집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중징계 가능성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