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감세는 MB 시즌2"...민주당의 맹폭

입력
2022.06.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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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겨냥 '야성' 드러내는 민주당
침체 분위기 반전...잇단 날 선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 "그러면 하지 말까" 반격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발표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표지만 갈아 끼운 MB(이명박) 시즌2'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70석 거대야당의 무게감을 앞세워 관련 입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날 선 엄포를 놓았다. 대선·지방선거 참패와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부 잡음으로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야당의 존재감을 발판으로 공세전환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에 "이명박·박근혜 실패 재탕"

박홍근 원내대표는 17일 전국은행연합회를 찾아 '금리폭등 대비 서민 대출금리 안정화를 위한 현장 방문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원내대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가 나라 전체에 복합적 위기를 띄우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경고하는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양두구육식(겉은 그럴 듯하지만 속은 변변치 않음)의 대응만 한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경제정책을 '정책 실패 되풀이'라고 질타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국민이 고통받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제시한) 해법이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라며 "조금 뜬금없고 과거 회귀"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실패했던 정책의 재탕"이라고 가세했다.


170석 민주당 "부자감세 정책 동의 어렵다"

특히 '법인세 인하'와 '금융투자 소득세 2년 유예' 방침에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전형적인 부자 감세라는 이유에서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한마디로 MB 시즌2"라며 "전형적인 부자 감세 정책에 민주당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책 실행을 위한 법안 통과는 어림없다는 의미다.

이어 '부자 감세는 곧 서민 증세'라고 일갈했다. 지난달 통과된 6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부자만을 위한 감세 정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세금을 깎아주면 결국 다른 곳의 세출을 줄이거나 다른 데서 세금을 걷어야 한다"며 "부자 감세는 서민 증세와 같거나 서민들이 누려야 할 교육·복지 서비스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공공역할 확대를 예고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럴수록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한다"며 "조세감면을 한다면 재벌법인세 감면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킬 게 아니라 아니라 유류세 감면으로 민생을 지원하고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자 감세 공세에 윤 대통령 "그럼 하지 말까"

야당의 부자 감세 공세에 윤 대통령은 적극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경제정책이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러면 하지 말까"라고 웃으며 되물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해줌으로써 시장 메커니즘이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더 중산층과 서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