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대북 제재 강화와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조기 재가동 방침도 확인했다. 다만 두 장관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법’도 여전히 강조했고 중국의 북한 설득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정상화와 한일관계 개선 의지도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주된 질문은 북한 핵실험 시 한미 대응 기조였다. 박 장관은 “북한은 또 다른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며 “북한의 전략 핵무기 사용에 관한 공격적 수사(rhetoric)가 점점 더 늘어나는 데 대해 특히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 군사 태세를 장ㆍ단기적으로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됐다”며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삼가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도발 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박 장관은 “현재 존재하는 제재 이행의 구멍을 메우고 제재 체제를 강화할 구체적 방안도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가 가능한 한 빨리 재가동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도 “향후 몇 주 내에 (확장억제) 관련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을 확대하고 미국의 확장억제를 구체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을 사용한 확장억제전략을 처음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달 출범한 인도ㆍ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중요성도 재차 강조됐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의 접근법은 중국을 저지하거나 억누르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경제와 무역 관계에서 호혜성 부족은 용납할 수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라고 중국을 비판했다. 박 장관은 "IPEF의 기본적 접근법은 어떤 국가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도 “진정한 문제는 중국이 역내에서 상호 이익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규범과 규칙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한일관계 관련 질문에도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과 함께 지소미아가 가능한 한 빨리 정상화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견 모두발언에서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BTS가 미국의 ‘BTS 아미’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 매우 신나는 날이었다”며 몇 주 전 토크쇼 ‘스티븐 콜버트 레이트 쇼’ 출연을 위해 방문했다가 K팝 그룹 트와이스를 보러 왔던 많은 인파와 마주쳤던 경험도 말했다. “몇 분 동안 ‘어쩌면 저들이 나를 보러 이곳에 왔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는 농담이었다. 그는 또 삼성과 현대의 텍사스ㆍ조지아주(州) 투자 발표에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