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 1972년 7월 19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군산상고가 부산고에 1대4로 지고 있던 9회 말.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선두타자 김우근이 안타를 치고 진루한 데 이어 고병석·송상복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가 됐다. 김일권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1점을 따라붙고, 양기탁이 적시타를 때려 순식간에 4대4 동점을 만들었다. 2사 만루에 들어선 3번 타자 김준환이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5대4 짜릿한 역전승으로 군산시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줬다.
당시 우승기를 안고 이리역(현 익산역)에 내린 야구부원들은 군용 지프로 군산까지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전북지역 전체가 들썩였다. 그때까지 호남지역 고교 야구부가 '4대 전국대회'(청룡기, 황금사자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우승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군산상고는 1점 차 역전승을 따내는 일이 잦아 자연스럽게 '역전의 명수'란 별명을 얻었다.
2022년 7월은 '역전의 명수'라는 전설이 생긴 지 50주년. 군산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7월 16∼17일 월명종합경기장 일대에서 '역전의 명수 군산!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시는 당시 역전승의 주인공들을 초대해 첫날 개회식과 축하공연에 이어 둘째 날 사진 전시, 팬 사인회, 투수·타자 체험, 프리마켓, 시민 버스킹 공연, 친선경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1972년 7월 전후 군산상고 야구부와 관련한 모든 사진을 내달 8일까지 공모한 뒤 행사 기간에 전시할 예정이다.
1968년 창단한 군산상고 야구부는 1970∼90년대 각종 전국 고교대회에서 16차례나 우승(준우승 10차례)하며 '야구 명문'으로 이름을 날렸다.
강임준 시장은 "50년 전 벅찬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