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법조빌딩 방화 참사 피해 사망자 6명의 합동분향소가 10일 오후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식장에는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조문 행렬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쯤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는 전날 발생한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변호사와 사무장 등 사망자 6명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지인 등 각계각층의 조문이 계속됐다.
장례식장 2층에 별도로 마련된 변호사 A씨의 빈소에는 1층까지 조화 행렬이 이어졌다. A씨의 한 동료는 "(A씨는) 개업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한 번씩 국선변호를 맡을 만큼 직업의식이 강했다"며 "정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또 다른 동료는 "허망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그 누가 이런 사건을 상상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조문객은 장례식장 입구부터 "무서워"라며 빈소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30초가량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몸을 떨기도 했다.
사건 피해자인 사무장 B씨는 10년 전 형을 먼저 보내고, 혼자 부모를 봉양해오다 자신마저 화를 당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B씨의 한 친구는 "시도 때도 없이 경북 청송의 부모를 찾던 효자였다"고 울먹였다. 결혼한 지 한 달여 만에 변을 당한 30대 여성 직원 C씨의 빈소에는 "결혼식 뒤 처음 보는 게 장례식"이라며 울먹이는 조문객도 보였다.
50대 여성 직원 빈소에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소꼽친구야 편히 잠들어라'고 쓴 조화가 놓여 있었다. 유족들은 "성실하고 똑똑해서 결혼도 않고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며 "평생 홀로 살면서 최근에는 박사학위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허망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주호영 국회의원과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황영수 대구지법원장과 주영환 대구지검장이 조문했다. 한 장관은 "사건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고 피해자 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1층 현관에는 재난심리지원 창구가 설치돼 정신건강 전담요원 3명이 유족을 보살피고 있다. 이석화 대구변호사회장은 "원만하게 장례를 치르는 게 우선"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