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연초부터 대출 금리 인상·부동산 시장 관망세로 인해 가계대출이 둔화하자,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 등 대출 영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2,000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폭 자체는 5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000억 원 줄어든 상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는 둔화했다. 주담대 잔액은 787조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8,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월(2조 원)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주담대 가운데 전세대출이 1조1,000억 원 증가했고 나머지 주택 구입 관련 자금 수요는 둔화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의 감소폭은 줄어들었다. 기타 대출 잔액은 271조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 원 감소했다. 전월 감소폭(-9,000억 원)과 비교하면 5,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기타 대출 감소폭은 9조 원에 달한다.
기업대출은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 잔액은 1,119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3조1,000억 원 불었다. 5월 기준으로 2009년 통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 원을 포함해 8조9,000억 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도 4조3,000억 원 증가했다.
한은은 은행들의 대출 영업 강화에 따라 향후 가계대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3월 이후부터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높이고, 가산금리를 낮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주담대의 증가세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