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재 육성 ‘특명’을 내린 지 이틀 만에 당ㆍ정(黨政)이 앞다퉈 반도체 산업 육성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제부총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까지 5개 부처가 한 팀이 돼서 첨단산업 인재 양성에 관한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은 이날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교육부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에 우리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과 지방에 비슷한 숫자의 증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구체적인 숫자는 관계부처 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연간 부족 인력은 2020년 기준 1,621명에 달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향후 10년간 반도체 분야에서 약 3만 명이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학교 총량 규제’를 풀어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해왔으나, 지역균형발전에 배치된다는 논리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7일 국무회의에서도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인력 양성이)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때문에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윤 대통령은 “웬 규제 타령이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여당도 반도체 육성 드라이브에 발을 맞추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반도체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강사로 나선다. 또 국민의힘은 당내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반도체 입지 조건 개선, 인력 양성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반도체는 자율주행과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장기적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며 “특위를 설치해 반도체 등 4차산업혁명 발전을 저해하는 덩어리 규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