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에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북한에 여러 경로로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의 호응이 없었다는 사실도 계속해서 공개했다. 현재와 같은 긴장 고조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이다.
다만 북한에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강온 양면 카드를 모두 꺼내놓는 기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유지한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관련 질문에 “우리는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고 단호하며 분명한 행동 절차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7일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를 폭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고 핵실험을 준비해왔다.
미국은 동시에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된다면 외교적 관여(대화)가 열려 있고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는 점과, 한국과 일본 방어라는 절대적이고 단호한 의지(가 미국의 일관된 입장)”라고 말했다.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추가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거듭해서 공개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고 언급해왔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드로렌티스 차석대사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한에 계속해서 핵협상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차 확인했다. 드로렌티스 차석대사는 “우리는 이러한 메시지를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했다”며 “여기에는 미국의 고위 관리가 북한의 고위 관리에게 보내는 고위급 친서도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도 ‘공개, 비공개, 제3자, 직접, 서면’ 등의 방식으로 북한에 대화 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외교적으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북한이 일절 호응하지 않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 논리인 셈이다.
특히 드로렌티스 차석대사는 미국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중국 측에도 했다고 공개했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거나 설득하지 못해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실험 준비로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이 불안정해진다는 힐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