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올해 온열질환자가 56명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배 수준이다. 올해 봄은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2018년보다 더웠던 만큼, 보건 당국은 온열질환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5월 20일부터 6월 6일까지 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20명) 대비 2.8배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방치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2018년에는 온열질환으로 48명이 사망했다.
환자는 더위가 시작된 5월 22일부터 6월 4일에 집중됐다. 이 기간 온열질환자는 전체의 83.9%인 47명 발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이 전체의 32.1%를 차지했다. 60대가 19.6%(11명)로 가장 많았다. 70대와 80대는 각각 10.7%(6명)였다. 그러나 젊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20대 환자는 14.3%(8명)로 60대 다음으로 많았다. 30대는 70·80대와 같은 10.7%로 나타났다. 50대와 40대는 각각 14.3%, 12.5%(7명)로 집계됐다. 10세 미만과 10대는 4명(7.2%)이었다.
질환별로 보면 열탈진이 48.2%(27명)로 가장 많았다. 열사병 28.6%(16명), 열경련 14.3%(8명), 열실신 7.1%(4명) 순이었다.
환자 발생 시간은 오전 10~12시가 16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오후 3~4시와 4~5시는 각각 9명(16.1%), 8명(14.3%)으로, 오전 10~12시 다음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발생한 환자 수는 6명(10.7%)이었다.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돼 온열질환자도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앞서 올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봄 더위가 전조증상이다. 올 3~5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3도 높은 13.2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봄이었다. 최근 10년간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2018년(12.9도)보다 0.3도 높다. 2018년 5~9월 온열질환자는 4,526명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76명)의 약 3.3배 수준이다.
온열질환자는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 선풍기 등을 이용해 체온을 내려야 한다. 만성질환자는 오랜 시간 햇빛 노출을 피하고 활동량을 줄여야 한다. 체온을 높이는 술, 탈수를 유발하는 다량의 카페인 음료는 과음을 피해야 한다. 질병청은 "의식이 없는 경우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하되,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