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의혹에 대기발령’ 경찰관… 알고 보니 무고한 50대 실형

입력
2022.06.05 11:00
자신의 고소사건 뜻대로 되지 않자
담당 경찰 교체 위해 무고 징역 1년

사건 관계인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아온 경찰관이 고소인에게 무고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고소인은 실형을 선고 받았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뇌물공여의사표시 및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씨에게 징역 1년과 50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3월 수원의 한 커피숍에서 자신이 고소한 성범죄 사건 담당 경찰관 B씨를 만났다. 그는 그 자리에서 “쓰세요”라며 B씨에게 500만 원이 든 현금 봉투를 건넸다. B씨는 당시 현금 봉투를 A씨가 타고 온 차량 뒷좌석에 던져 넣는 방법으로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4개월 뒤 A씨는 경찰에 “B씨가 뇌물 500만원을 수수했다”는 취지로 수사관 교체 신청 등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냈다. 그는 자신이 고소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등 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경찰관 B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대기발령을 받고 상당 기간 수사를 받아야 했다. 사건 전모가 드러나면서 B씨는 뇌물공여와 함께 무고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소 사건에 대한 청탁을 위해 담당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려고 시도했고, 이 사건 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자 경찰관을 무고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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