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서울의소리 1억 소송… 법원, 조정 회부

입력
2022.06.03 19:00
김건희 측 "인격권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침해"
서울의소리 "방송해도 된다고 한 부분만 보도"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제기한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법원 조정을 거치게 됐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서울의소리 기자 등이 법원의 일부 방송금지 결정에도 통화녹취 내용을 공개했다며 소송을 냈다.

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부장 김익환)은 김건희 여사가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조정 회부 결정했다. 조정은 판결에 앞서 양측에 합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앞서 법원은 김 여사와 이 기자가 나눈 통화내용을 보도할 수 있는지를 두고 3차례에 걸쳐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법은 김 여사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당시 방송 예정 내용 중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수사 중인 사건 발언 △언론사 등에 대한 불만 표현 △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는 대화 등은 보도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법은 김 여사가 열린공감TV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은 김 여사가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심리해 일부 인용 결정했다.

백 대표 등은 MBC가 1월 16일 김 여사와 이 기자의 통화내용 일부를 보도하면서 법원 결정에 따라 보도하지 않은 부분을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소송에 휘말렸다.

김 여사 측은 서울의소리가 가처분 결정 전에 녹음파일을 공개했으며, 방송금지된 부분을 보도함으로써 인격권과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음성권에 중대한 침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의소리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한 가처분 결정에서 방송해도 된다고 밝힌 범위에서 방송했다"며 "김 여사 측이 무리하게 소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와 서울의소리 측이 조정에 동의하면 양측은 협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 거부하면 정식 재판에 돌입한다. 조정기일은 오는 24일로 예정됐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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