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출퇴근길' 등 용산기지 추가 반환… '오염 논란' 지속에도 개방 속도

입력
2022.06.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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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13번 게이트' 일대 등 추가 반환
전체 30%…10~19일 시범 개방 계획

정부가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퇴근 경로로 사용하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 일대 등 기지 부지 일부를 추가로 돌려받았다. 누적 반환 부지는 전체의 30%를 넘어 당초 목표였던 25%를 상회한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연내 용산 시민공원 조성에는 속도가 붙게 된 셈이다. 다만 시범 개방을 앞두고도 부지 오염 문제는 말끔히 해소하지 못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 주한미군기지지원단은 이날 주한미군으로부터 용산기지 남서지역 5만1,000㎡ 규모의 부지를 반환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돌려받은 부지는 지난달 9일 반환된 미군 숙소ㆍ학교ㆍ야구장 인근의 도로와 이촌역 인근 13번 게이트, 신용산역 인근 14번 게이트 등이다. 이 중 13번 게이트는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하며 이용하는 경로이기도 하다.

앞서 2월 25일(16만5,000㎡)과 지난달 9일(36만8,000㎡) 반환된 면적을 합치면 총 63만4,000㎡ 부지 반환이 마무리됐다. 이는 용산기지 전체 면적(203만㎡)의 30%가 넘는다. 한미 정부는 지난해 7월 올해 상반기까지 전체 부지 25%인 50만㎡ 구역을 반환하는 데 합의했는데, 목표를 웃돈 수치다. 이로써 대통령실 남쪽 부지는 대부분 확보했다.

관심은 용산공원 개방에 쏠린다. 정부는 9월 정식 개방에 앞서 10~19일 대통령실 인근 부지를 시범 개방할 계획이다. 하지만 야권과 환경단체 등에선 토양오염에 따른 안전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용산기지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에는 용산기지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적시돼 있다. 여기에 기지 반환과 별개로 미국이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하는 기지 정화비용 분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는 여러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시범 개방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2020년 12월 반환받은 스포츠필드는 평균적 공원이용 형태(주 3회 2시간 이용)에 비춰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았고, 추가 개방 구역도 토양 안전성 분석 등 위해성 저감조치 후 임시 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반환 기지에 대한 진전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미국 측과 협의한 뒤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