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송영길 출마가 결정적 패인"... 친문계 연일 장외 공세

입력
2022.06.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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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 이재명, 이틀째 침묵 중
당내 '네 탓 공방'에 자성론 제기

6·1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의원을 향한 친문재인(친문)계 인사들의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연고 없는 지역에 이 의원을 전략공천한 것을 문제 삼으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다. 이 의원은 이틀째 침묵하며 충돌을 피하고 있지만,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은 부글부글하면서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친문계 "돌연 이재명 전략공천됐다"

친문계인 김종민 의원은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이재명 국회의원 당선인과 송영길 전 대표 두 분이 (대선 패배 후)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결정적"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 다른 선거에 나가 '난 잘못 안 한 것 같다'(고 하고),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하다'고 사퇴한 당대표가 다시 선거에 나간 것은 민주주의 기본적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 과정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에 대한 공천 확정 직전까지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조응천 의원이 공개 반대를 했음에도 윤호중·박지현 전 공동 비대위원장이 전략공천을 확정했다고 지적하면서다.

홍영표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40명이 (송 전 대표 출마에) 반대했고 그걸 당에 전달했고, 전략공천위에서도 컷오프(공천 배제)를 시켰다"며 "그런데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송 전 대표와 가까운 이재명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전략공천위원장이었던 이원욱 의원은 "전략공천위가 결정하고 비대위가 최종 의결한 곳은 강원지사와 강원 강릉이었다"고 밝히며 친문계 의원들의 주장에 가세했다.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도 대선주자였던 이 의원의 영향력이 미쳤다고 본 것이다.


이재명, 이틀째 침묵... 당내 '네 탓 공방' 확산

이 의원은 원내 입성 이틀째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루에도 여러 글을 올렸지만, 자신을 둘러싼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입을 닫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한 대응 논의를 위해 소집된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역구 일정이 많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이지만, '로키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이 수세에 처하자, 친명계 의원도 목소리를 냈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패배의 원인이 어찌 한두 명에게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선거 패배 이후 당 수습을 위한 건설적 논의보다 '네 탓 공방'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SNS를 통해 "'친문 대 친명' 삿대질이 웬 말인가.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