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장' 넘어선다...'최초' 타이틀 거머쥔 화제의 여성 당선인들

입력
2022.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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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첫 여성· 보수 최다선 의원 탄생
울산, 최초 여성 진보 교육감 연임 성공
경기, 최초 여성 재선 기초단체장 배출

6·1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당선인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226개 기초단체장의 경우 여성 당선인은 7명(3.1%)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회의원(28.6%), 기초의원(25.0%), 광역의원(14.8%)에서 10%를 넘겨 체면치레를 한 게 전부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인지라 '유리 천장'을 넘어 선거에서 값진 승리를 일군 당선인들의 면면은 한층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경남에서는 보수정당 최초로 여성 5선 국회의원을 배출했고, 울산에서는 최초 여성 진보교육감이 연임에 성공했다. 경기에서는 기초단체장 사상 처음으로 여성 재선시장 두 명이 탄생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승리로 5선 고지에 오른 김영선 당선인은 국민의힘 계열(민주당 계열에서는 추미애 전 국회의원이 20대에 5선 역임)로는 최다선 여성 의원이자 경남 지역 첫 여성 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울산에서는 2018년 최초 진보·여성 교육감으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노옥희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진보, 보수 후보 간 맞대결에서 노 후보(55%)는 김주홍(44.9%) 후보를 10%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수학교사 출신인 노 교육감은 1986년 교육민주화선언 참여로 해직된 후 교육·인권·환경 등 사회운동에 매진했다. 울산 첫 진보 교육감으로서 지난 4년간 초·중·고 무상교육 등 보편적 교육복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 기초단체 선거에선 여성 최초로 재선 시장 두 명을 배출했다. 김보라 더불어민주당 안성시장 당선인과 신계용 국민의힘 과천시장 당선인이 주인공이다.


경기 지역 여성 최초로 시장에 연임한 김 당선인은 총 4만497표(50.35%)를 얻어 3만9,930표(49.64%)를 얻은 이영찬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다. 둘의 표 차이가 567표에 불과한 간발의 승부였다. 김 당선인은 앞서 2019년 우석제 시장이 40억 원 채무 신고 누락으로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아 시장직을 상실한 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

신계용 과천시장 당선인은 2만3,746표(56.36%)를 얻어 1만8,384표(43.63%)를 받은 김종천 민주당 후보를 5,362표차로 따돌렸다. 신 당선인은 현 시장인 김 후보를 상대로 2014년 선거에서 승리한 뒤 2018년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이번 재대결에서 다시 승리해 징검다리 재선의 주인공이 됐다.

당초 신 후보는 당내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됐으나 중앙당 공관위에 이의를 제기해 기사회생한 뒤 경선은 물론 본선까지 승리함으로써 향후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직 남성 지배적인 정치 구조 속에 여성이 계속 공천을 받고 또 재선에 성공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공천 폭을 확대해 더 많은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창원= 이동렬 기자
임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