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역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는 쿠데타 군부가 일반 여성까지 전선에 대거 투입한다. 소수민족 반군과 시민저항군의 끈질긴 공격에 병력 손실이 이어지는 데다 군과 경찰 내부 탈영도 이어지고 있어 이를 메우기 위한 조치다.
2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달 30일 현지 신문에 “18~25세 여성의 정부군 자원 입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공고문을 일제히 게재했다. 현지에선 이번 공고가 형식상 자원 입대의 모습을 취했을 뿐, 사실상 징집령 발동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군경이 전국 각지에서 무직 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요와 다름없는 입대 지원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의든 타의든 군에 입대하는 여성들은 군사 교육 4개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들은 소총 사격 교육을 시작으로 최소 3개 이상의 훈련을 이수한 뒤 각급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군부는 일단 여군 신병들을 초소 경계 근무에 투입한 뒤 순차적으로 보급ㆍ행정ㆍ의무 병과로 보직을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가잉주(州) 등 격전지로 배치될 여군들은 최전선 교전 현장에 즉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정부군의 병력 충원 시도는 벌써 세 번째다. 군부는 3월 경찰법 5조까지 기습 개정해 현역 경찰을 반군과의 교전 지역으로 내보내고 있다. 동시에 퇴역 군인들로 구성된 친(親)군부 민병대에도 칼빈 소총을 지급,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시민군에 맞서게 했다. 사가잉주 시민군 대변인은 "현직 군인의 부인들 역시 최근 전선으로 배치되는 등 정부군의 위기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7월 대대적인 반군 토벌 작전을 공표한 군부는 최근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군은 밀림에서, 시민군은 복잡한 도심에서 각자 기습공격과 폭탄 테러를 쉼 없이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반군과 시민군 공격으로 사망한 정부군은 최소 1만5,000명, 부상자도 5,000명에 달한다.
동족을 향한 잔인한 토벌작전을 거부하고 탈영하는 군인도 늘고 있다. 지난달까지 근무지를 이탈한 뒤 민주진영의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한 군인은 최소 1만 명, 경찰관도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군부는 접전지 발령을 거부하고 탈영하는 경찰 병력이 줄을 잇자, 최근 경찰관 정년(60세)을 2년 연장하기도 했다. 퇴직을 앞둔 인원이라도 교전 지역으로 보내 쿠데타 군부를 지키겠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