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등판이 후회스럽다.“
토론토 류현진(35)이 빅리그 데뷔 10년 만에 1,000이닝 고지에 올랐지만, 다시 왼쪽 팔뚝 통증이 재발하며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일 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몸 상태를 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 등판했지만 4이닝 동안 58개의 공만 던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부진하며 최근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투구 과정부터 이상 증세가 감지됐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즌 평균(144㎞)보다 느린 141㎞에 불과했고, 팔꿈치를 비틀어야 하는 커터조차 1회초 1구만 던졌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인 LA 에인절스 전에서도 65구만 던진 뒤 팔뚝에 불편한 느낌이 든다며 6회 강판됐다.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이날 등판을 강행했다가 탈이 난 것으로 보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통증을 참고 던진 것 같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며 “시즌 초에 느꼈던 팔뚝의 불편함을 오늘도 느꼈다. 그의 몸 상태를 섣불리 예측하지 않겠다”고 우려했다.
팀이 7-3으로 승리해 류현진은 1이닝만 더 채웠으면 시즌 3승 달성이 가능했기에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평소대로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경기 중 지난번 조기 강판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 피트 워커 투수 코치와 찰리 몬토요 감독에게 말하고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류현진이 4월 17일 오클랜드전 이후 열흘짜리 IL에 올랐던 것처럼 다시 IL에 등재된다고 보고 있다. 그 경우 또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 류현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의 빈자리는 로스 스트리플링이 채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진은 과거에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5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고, 2016년 7월에는 팔꿈치 건염으로 다시 시즌 아웃돼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이후 2019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왕 1위(2.32)에 오를 정도로 완벽히 재기에 성공해 자유계약선수(FA) 잭팟도 터뜨렸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반복적인 부상은 우려를 자아낸다.
류현진은 오늘 등판을 후회하냐는 질문에 “경기 전엔 후회하지 않았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 약간 후회스럽다”고 대답했다. 류현진은 1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박찬호(은퇴·1,993이닝) 이후 한국인 빅리거 2번째 1,000이닝 돌파로 위안을 삼았다.
한편 탬파베이 최지만(31)은 이날 텍사스전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연장 11회초 결승 2루타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