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늘고 입국자 방역 완화… 해외 재유행 느는데 괜찮을까

입력
2022.06.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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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해외 입국자 방역 규제가 완화됐다. 특히 청소년(만 12~17세)의 접종 완료 인정 기준이 완화되고, 접종 완료 보호자와 동반 입국 때 격리가 면제되는 연령도 만 12세 미만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 가족 단위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여행 증가가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재유행을 일으킨 오미크론 하위 계통 변이들의 유입을 가속화해, 국내 재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월 출국한 해외여행객 지난해의 3배… 최근 예약 건수도 급증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기존 입국 1일 차에 시행하던 PCR 검사는 입국 후 3일 이내로, 입국 6, 7일 차에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는 자가 RAT 권고로 변경된다.

또 만 12~17세의 경우 2차 접종 180일이 경과한 경우 3차 접종을 받아야만 접종 완료자로 인정해 왔지만, 이날부터는 2차 접종을 완료하면 경과 기간과 관계없이 접종 완료로 인정한다. 또 접종 완료 보호자와 동반 입국했을 때 격리가 면제되는 연령을 기존 만 6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확대한다.

이처럼 소아·청소년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제가 상당 수준 완화되면서 가족 단위 여행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모두투어는 정부가 해외 입국자 방역 규제 완화를 발표한 지난달 13일 이후 2주 동안 해외여행상품 예약 건수가 직전 2주보다 2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이 2년여 만에 관광 입국을 허용한 것도 해외 여행 수요를 부추겼다.

최근 1주간 해외유입 289건… "해외 변이 지역사회로 확산 중"

문제는 이 같은 해외 여행 증가가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1만5,797명으로 수요일 기준 18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유행 감소세는 9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 유입 사례는 오히려 반등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해외유입 확진 사례는 289건이다. 직전 주 152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등에서 재유행을 촉발한 오미크론 하위 계통 변이들의 국내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확산한 BA.2.12.1 변이는 지난주 28건이 추가돼 누적 60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오미크론 하위 계통 변이의 실제 국내 확산 규모가 더 클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재유행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오미크론 하위 계통 집계는 표본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는 데다,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사회에서 이미 퍼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당초 가을철 이후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해외 변이 유입과 함께 에어컨 가동에 따른 '3밀 환경'이 조성되면 6월 이후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