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가스대금 결제를 거부한 유럽 에너지 기업들에 잇따라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계약서 상의 결제 시한인 5월 31일까지 덴마크의 ‘오스테드’로부터 4월 가스공급분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오스테드 측에 6월 1일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 공급 중단은 지난 3월 31일 러시아 대통령령이 제시한 방식에 따른 루블화 결제가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의 통보에 마스 니퍼 오스테드 최고경영자는 "오스테드는 루블화 지불 거부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가스 공급 중단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며 "(러시아를 대체할) 유럽 에너지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스프롬은 이날 독일로 연 12억㎥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던 ‘셸 에너지 유럽’도 4월 가스공급분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지 않아 이달 1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전날엔 역시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네덜란드 천연가스 도매업체 ‘가스테라’에도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말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구매자들이 4월 1일부터 러시아 가스 구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 가스프롬은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불가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 국가 기업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