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치러지는 전국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대선 연장전'이자 '미니 총선' 성격이 강해 일찍부터 여야의 혈투를 예고했다. 여당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 달라"는 이유로, 야당은 "정권 견제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표심을 자극했다.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여당의 수도권 석권 여부 △막판 변수로 등장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파급 효과 △'윤심'의 성적표 △전직 대선후보 안철수·이재명의 사활 등으로 요약된다.
인구 절반이 사는 수도권은 여야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다. 국민의힘은 서울 수성은 물론이고, 국내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탈환을 벼르고 있다. 만약 인천까지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 새 정부의 수도권 교통·부동산 공약 이행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판세가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현실적으로 경기·인천 지역 사수를 기대하는 눈치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자리는 대권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도 드러날 예정이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쏘아 올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이 후보와 송 후보는 수도권 표심 공략 차원에서 공항 부지에 주택 20만 호를 짓겠다고 약속했는데, '자책골'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포공항이 사라지면 제주도와 부산 등의 관광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해당 지역 민심이 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지하고 중요한 공약이라면 선거 막바지에 불쑥 나올 수가 없다"면서 "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당내 불협화음까지 나왔기 때문에 민주당의 비호감도만 높인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출범 23일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평가하는 리트머스지 역할도 한다. 통상 집권 초 전국단위 선거에선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여당 지지세가 확연해 어느 정도로 민심이 쏠리는지가 관심이다. 만약 여당이 주요 접전지에서 이겨 압승하면 윤석열 정부는 강력한 국정 동력을 얻게 된다. 인물 면에선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을 등에 업고 출마한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당락이 관심사다. 이들이 모두 승리하면 정가에서 '윤심 효과'가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직전 대선후보들의 명운도 좌우할 전망이다.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는 이길 경우 3선 중진이 되고, 이재명 후보는 첫 원내 입성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당선만 되면 당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당권 장악에 박차를 가하며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유 있게 선거전을 치른 안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막판까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지율을 따라잡히며 체면을 구겼고, '명분 없는 출마'로 비판받은 터라 만에 하나 낙선이라도 하면 정계 은퇴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