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대통령 특사 파견도 검토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유치지원 민간위원회’도 이날 부산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 세계박람회 예정부지인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방문해 “부산 세계박람회는 국가 전체를 봐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며 우리가 가진 경험과 강점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고, 부산ㆍ울산ㆍ경남 남부권이 동북아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국민적 성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건 민간과 정부의 유기적 협력이었다. 이날 민간에선 대한상의 주관으로 10대 기업, 경제단체, 73개 지역상의가 참여한 ‘유치지원 민간위원회’가 출범식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유치지원 민간위원회가 관계부처와 힘을 합쳐 적극적인 유치 교섭 활동을 펼쳐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도 발언을 통해 “기업별로 전담할 공략 국가를 선정하는 작업을 대한상의와 기업들이 논의해서 진행해 기업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공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외교부에선 재외공관이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주고 독려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엔 산업통산자원부ㆍ외교부ㆍ해양수산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2차관 등 부처 장차관, 최 회장을 비롯해 삼성ㆍSKㆍ현대차ㆍLGㆍ롯데ㆍ포스코ㆍ한화ㆍGS건설ㆍ현대중공업ㆍ신세계ㆍCJ대표 등 재계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박람회 유치를 통해 ‘국격’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세계박람회는 올림픽ㆍ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힌다. 국제적 위상 면에선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가 유치한 '인정 박람회'보다 한 단계 위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유치한 7번째 국가가 된다. 윤 대통령이 임기 중 유치전에 뛰어들 수 있는 유일한 국제 행사이기도 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세계박람회 유치를 부산 지역 1호 공약으로 약속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약과 더불어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효과가 극대화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2023년 12월로 예정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유력한 경쟁 상대였던 러시아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