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수 줄어들자 RAT 권고 않는다는 의학계, 일상의료 전환은?

입력
2022.05.30 21:57
무증상 소아청소년 RAT 양성 민감도 27~43% 그쳐
방대본 "RAT와 PCR 양성 일치율 93.5%"
일상의료 전환 기조 속 현행 체제 유지될 듯

코로나19 검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보다 PCR 검사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권고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검사부터 처방, 입원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상의료체계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RAT를 계속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30일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연구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과 대한감염학회 등 대한의학회 소속 8개 학회는 "코로나19 의심자에 대해 RAT를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증상 소아청소년의 경우 양성진단 민감도가 27~43%에 불과하고, 성인도 무증상인 경우 민감도가 낮다"며 "RAT는 PCR을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 보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AT는 유행이 감소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정부가 RAT를 시행한 2월 이후엔 꾸준히 유행이 증가했기 때문에 양성 예측도가 90%를 넘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발표한 5월 셋째주 RAT와 PCR의 양성일치율도 93.5%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검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양성 예측도는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일주일간 검사 건수는 77만7,000여 건으로 4주 전 97만4,000여 건에 비해 20% 가량 줄었다. 유행 둔화에 따라 검사 건수는 꾸준히 줄어들 전망이라, 양성 예측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RAT 양성 결과로 확진 판정을 인정하는 현행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RAT 양성 인정을 무기한 연장했고, 23일부터는 해외입국자의 입국 전 PCR 검사도 RAT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안착기에 접어들면 대면진료 중심의 일상의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PCR보다는 RAT의 접근성이 훨씬 높고, 의료 대응도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PCR 중심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RAT 검사 양성율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현행 체제의 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