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산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상담서비스에 접수된 문의의 70% 이상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과의 계약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작가에게 갑질하는 포털을 잡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는 등 정부 차원의 불공정 행위 방지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선 만화작가들은 여전히 불공정 계약 문제로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만화산업 종사자를 위한 전문상담 서비스인 '만화인 헬프데스크'를 통해 지난해 진행된 상담 208건 중 121건(58.1%)이 계약서 작성법이나 계약 내용 불공정 여부를 묻는 상담이었다. 계약 해지 문제나 일방적 계약 해지시 대처법 등 해지·파기 관련 문의도 30건(14.4%)에 달했는데, 이를 합하면 계약 관련 문의만 72.5%였던 셈이다.
만화인 헬프데스크는 만화산업 종사자가 법률, 세무회계, 노무, 창업 등 분야별 전문가에게 1대 1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만화산업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만화영상진흥원이 2013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헬프데스크를 통해 만화산업 종사자들은 포털사이트, 웹툰 전문 플랫폼, 에이전시 등과의 계약 과정에서 많은 고충이 있음을 토로했다. 지난해 웹툰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국내 웹툰작가의 52.8%가 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불공정을 경험했을 정도로, 만화산업의 불공정 계약 문제는 뿌리 깊은 관행으로 남아 있다.
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웹툰작가가 업체와 서면이 아닌 구두계약을 맺어 피해를 보는 일은 거의 없어졌으나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계약시 불공정을 경험하고 있다"며 "만화인 헬프데스크를 통해 불공정 거래 관행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