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영화상 4관왕 신화를 썼다. 올해는 칸영화제 감독상과 남자배우상을 배출했다. K콘텐츠 거인 CJ ENM이 한국 영화의 빛나는 순간을 또 한번 함께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박찬욱)과 남자배우상(송강호)을 각각 가져간 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투자배급사가 CJ ENM이다. 국내 영화 2편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동반 진출한 점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투자배급사가 같다는 점은 더욱 이례적이다. CJ ENM은 2019년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후 2020년 오스카 트로피 4개(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를 가져간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이기도 하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CJ ENM 투자배급 작품이다 보니 칸영화제 기간 ‘집안싸움’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헤어질 결심’은 23일 먼저 공식 상영회를 연 후 영화제 일일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중 최고 평점(3.2)을 기록했다. 하지만 ‘브로커’가 26일 공식 상영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자 ‘헤어질 결심’이 ‘브로커’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 영화인들 사이에서 나왔다. 한국 영화 2편에 상을 주기 쉽지 않고, 특히 같은 투자배급사에 상을 몰아 주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예측과 달리 박 감독과 송강호가 감독상과 남자배우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수상식장에서 서로 포옹하는 해피엔드로 CJ ENM의 올해 칸영화제 여정은 마무리됐다.
이미경 CJ 부회장의 활동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공식 상영회에 참석해 박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 ‘헤어질 결심’의 배우 박해일 탕웨이, ‘브로커’의 배우 송강호 이지은(가수 아이유), 강동원 등을 격려했다. 폐막식에도 참석해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선전을 객석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CJ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제작진에 감사를 표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