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경기도정도 '힘 있는 여당 후보'로 권력 교체해야"

입력
2022.05.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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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경기지사 선거 동행 르포

"더불어민주당이 지방권력을 독식한 지난 4년 동안 주민의 삶이 달라진 게 있나요? 이번에 꼭 바꿔야 합니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오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경기 안산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이같이 외쳤다. 안산은 현재 지역구 4곳의 국회의원 전원이 민주당 소속일 만큼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의 유세에는 지지자와 시민 등 200여 명이 몰려들어 경기지사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임을 실감케 했다.

유세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2년 전 총선 때만 해도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장은 휑했는데 이번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내가 사는 상록구에서도 다들 누가 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만약 김 후보가 뽑히더라도 그건 국민의힘이 좋아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가 그 이유일 것"이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현장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후보의 유세에는 절박함이 배어났다. 김 후보는 손을 쉴 새 없이 앞으로 뻗으며 "(지역 발전) 약속을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한번 일하고 싶다"고 호소할 땐 잠시 울먹이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만큼 김 후보는 이날 안산에 이어 화성-평택-성남 등을 찾아 약 300㎞를 이동하는 광폭 일정을 소화했다. 촘촘한 일정 탓에 유세를 마친 뒤 곧바로 다음 지역을 향해 이동할 법도 했지만, 주민들과의 스킨십은 잊지 않았다. 안산 유세를 마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바로 이동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현장에 모여든 시민 5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을 같이 찍은 후에야 다음 현장으로 향했다.

안산 유세에는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가세했다. 안 후보는 "김은혜 후보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같이 일해봤는데 그의 실행 능력을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며 "경기도를 바로잡을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임 경기지사였던 데다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이라 불리는 만큼, 김 후보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 이날도 신안산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지역 현안을 언급하면서 "저 김은혜가 하면 윤석열 정부가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국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그는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지사, 왜 김은혜여야 하나.

"저는 국정운영과 조직운영 능력을 훈련받고,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며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어 검증받은 사람이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해 도민의 피부에 와닿는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라 생각한다.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나아진 현실을 보여드리려면 집권여당의 힘이 필요하다."

-김동연 후보와 접전 중이다.

"김동연 후보는 경기도를 잘 모른다. 벼락치기로 공부하면 자꾸 실수가 나온다. 1기 신도시 재건축도 공공 주도로 한다고 했다가 한나절 만에 민간 주도로 한다고 했다. 수도권 규제를 풀면 안 된다는 원칙론자였다가 지금은 풀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말을 바꾸는 불안한 후보에게 경기도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김동연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험을 강조한다.

"실패한 경험을 경륜으로 포장하면 다치는 것은 경기도민이다. 부동산 세금폭탄,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은 김동연 후보의 실패작들이다. 경기도가 김동연 후보의 또다른 실험무대가 돼선 안 된다."

-기존 경기도정에서 보완·강화하고 싶은 부분은.

"지난 4년 동안 경기도정은 측근들의 배를 불리고 주머니를 채우는 과정이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 저도 예외가 아니다. 당선되면 감사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관사도 국민께 돌려드리고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상세히 공개하겠다."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되는데.

"일하면서 여성임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능력에 따라 평가받고 역량을 검증받아왔다. 다만 그런 타이틀을 얻게 되면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이다. 제2, 제3 여성 광역단체장이 나올 수 있도록 현장에서 부단히 노력하겠다."

-시댁 식구에 대한 KT 채용 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저는 인사기준에 맞지 않으면 떨어뜨리라는 입장이었다. 그걸 청탁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민주당 정권 당시 검찰이 기소했을 것이다. 검찰이 문제없다고 결론 내린 사안이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이 자리에 섰다. 때문에 단일화는 후보 개인이 유불리를 따져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안산=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