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인 줄 몰라" 아동 성 착취물 수백 편 내려받은 20대 무죄

입력
2022.05.25 10:09
"파일명으로 내용 알 수 없고, n번방 접속도 단정 불가"

텔레그램 'n번방'에 접속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600여 편을 내려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현배)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 텔레그램 'n번방'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사진과 동영상 657개를 내려 받아 개인용 서버(클라우드)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음란물 소지 사실은 인정하나 n번방에 접속한 적이 없고,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인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동영상 파일 이름이 모두 알파벳과 숫자로만 돼 있어 파일명만으로는 A씨가 동영상 내용까지 알 수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A씨가 소지한 성 착취물 일부가 최초 'n번방'을 통해 유포되긴 했지만, 다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퍼졌기 때문에 n번방에 접속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번에 대량을 내려 받아 파일을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보관한 파일 중에서도 어떤 것을 재생하거나 시청했는지 확인할 자료도 없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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