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로 간 지 열흘 만에 "드디어 밭일을 시작했다"고 근황을 알렸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도 양산 사저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고구마·고추·상추·들깨·옥수수 등 모종을 심고, 메밀을 넓게 파종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구석에는 돼지감자와 토란도 심었다"며 "유실수는 진작 심어뒀다. 이 지역도 가뭄이 심해 물을 자주 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마루·토리·곰이·송강·다운·찡찡이도 잘 적응하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함께 내려간 반려동물의 근황도 소개했다.
반려견 마루, 반려묘 찡찡이는 문 전 대통령이 과거부터 키웠고, 윤석열 대통령의 반려견과 이름이 같은 토리는 대통령 취임 후 입양했다. 곰이·송강이는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다운은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낳은 새끼 중 하나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선물은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되지만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3월 말 곰이·송강이 인수에 대해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서재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욕심'도 욕심이라는 걸 절감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도 버리기가 아까워서 책 정리에 시간이 더 걸린다. 책 욕심에서도 가벼워져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20~22일)에 맞춰 추진되던 문 전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은 방한을 하루 앞둔 19일 최종 무산됐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의 임기 중이었던 지난달 28일 당시 청와대는 백악관의 요청으로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써는 면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회동일정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