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한 북한이 국적기인 고려항공 항공기 3대를 중국에 급파, 의약품을 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오전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중국 랴오닝성 선양 공항에 차례로 도착했다. 고려항공은 선양 공항에 미리 준비된 의약품을 실은 뒤 오후 북으로 돌아갔다. 해당 항공기는 화물 중량 50톤인 다목적 대형 수송기(IL-76)로, 북한이 보유한 가장 큰 수송기로 알려졌다.
고려항공 항공기가 선양에 온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한 소식통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 의약품을 운반하기 위해 편성한 특별편"이라며 "이번에 온 수송기에는 약품만 실리고 중국 측 인원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실어 간 의약품에는 해열제와 진통제, 마스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진단 키트나 백신 포함 여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중 방역 협력 여부와 관련 "양국은 위기 때 서로 돕는 훌륭한 전통이 있다.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방역전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며 대북 의약품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유열자(발열자)는 12일 1만 8,000여 명, 13일 17만4,400여 명, 14일 29만6,100여 명, 15일 39만2,900여 명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 수요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어 중국 지원을 받은 의약품 수송 작업은 당분간 수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