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며 세계적 스타 꿈 키워”... 한국이 키운 일본그룹 JO1, INI 열도 흔든다

입력
2022.05.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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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합숙할 때 매일 밤 방에 모여서 음식을 배달시켰다. 오늘은 뭘 먹을지 기대됐다. 김치찌개와 갈비를 좋아한다.”

15일 K팝과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축제 ‘KCON 2002 프리미어 인 도쿄’가 일본 지바현의 대규모 복합전시장 ‘마쿠하리 멧세’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그룹 JO1은 2019년 ‘프로듀스101 재팬’으로 데뷔한 후 한국에서 합숙 연습을 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그룹 JO1과 INI는 CJ ENM과 일본 요시모토흥업의 합작 회사인 ‘라포네’ 소속이다. 멤버 대부분이 일본인이고 일본에서 활동하지만 음악 스타일이나 퍼포먼스는 K팝과 닮았다. 상당수 멤버가 K팝을 보며 꿈을 키웠고, 프로듀스101 재팬을 통해 데뷔해 K팝 방식으로 연습했다. ‘K팝 DNA를 지닌 일본 그룹’인 셈이다. INI의 마쓰다 진은 “고교 1학년 때 BTS로 처음 K팝을 알게 돼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J팝과 다른 K팝만의 특징이 있다며 “노래는 물론 박력 있는 댄스가 합쳐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표도 BTS처럼 세계 무대로 향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공연하고 싶다”는 이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JO1의 고노 준키는 지난달부터 NHK 방송의 한국어 강좌 MC를 맡고 있다. 다지카 쇼고는 “‘사운드트랙’ 같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 발음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K팝을 좋아하는 10~20대 일본인 여성들은 빠르게 이들의 팬이 됐다. 특히 INI는 지난해 첫 발매한 싱글앨범이 즉시 오리콘 차트와 빌보드 재팬 등에서 1위를 석권하는 성과를 거뒀다.


14, 15일 양일간 열린 KCON 행사에서도 이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K팝과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10~20대 팬들이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 팬 미팅을 위한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공연은 2만2,000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INI 팬이라 밝힌 17세 여성은 “멤버들이 서로 사이가 좋고 퍼포먼스가 차원이 다르다”고 칭찬했다. 이들의 음악이 “K팝과 J팝이 합쳐진 새로운 느낌”이라 평하는 팬도 있었다. 코로나19로 2년 넘게 팬과의 만남이 제한됐던 JO1 멤버들은 “1만명 넘는 관객 앞에서 마음을 직접 전할 수 있어서 감동”이라고 말했다.

지바=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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