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16년 만에 FA컵 우승…4관왕 도전 이어간다

입력
2022.05.15 08:51
연장전까지 0-0…승부차기 끝에 첼시 제압
클롭 감독, 퍼거슨 이어 '모든 대회 제패' 위업
살라흐 등 부상 변수로…"내일 오전 상태 봐야"
리그 경기 '포기' 땐 손흥민 득점왕 경쟁 유리

리버풀이 16년 만에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정상에 올랐다. 카라바오컵(리그컵)에 이어 FA컵 결승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제압한 리버풀은 남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쿼드러플(4관왕) 도전을 이어간다.

리버풀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1~22 FA컵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 동안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겼다.

이로써 리버풀은 지난 2005~06시즌 이후 역대 8번째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2월 리그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제압한 리버풀은 올 시즌 국내 대회로만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리버풀이 한 시즌에 국내 리그에서 2개 이상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FA컵과 리그컵을 우승을 차지했던 2000~01 시즌 이후 22년만이다.

또한 위르겐 클롭 감독은 리버풀이 참가할 수 있는 모든 대회를 제패하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이끌며 2018~19시즌 UCL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다음 시즌에는 EPL과 FIFA 클럽 월드컵, UEFA 슈퍼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은 이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밖에 없었다.

이날 양 팀은 팽팽한 중원 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강행군 일정 탓인지 골 결정력이 좋지 못했다. 리버풀은 17개, 첼시는 10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양팀 모두 유효슈팅이 2개에 그쳤다. 결국 승패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양팀 모두 한 골씩 실패한 가운데 나온 첼시의 7번 키커 메이슨 마운트의 오른발 슛이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에 막혔다. 기회를 잡은 리버풀의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는 침착하게 왼발 슛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정했다.

FA컵 우승으로 리버풀은 잉글랜드 최초로 4관왕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버풀은 29일 프랑스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UCL 결승전을 치른다. EPL에서는 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가 3점으로 벌어져 자력 우승은 불가능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관건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 여부다. 이날 무함마드 살라흐는 전반 33분 사타구니 쪽 통증을 느끼며 교체 아웃됐다. 버질 반 다이크도 부상으로 교체됐다. 클롭 감독은 "살라를 일찍 교체한 것은 내 결정이었다. 예방 차원이었다"며 "두 선수 모두 내일 오전 훈련을 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에 과부하가 걸린 만큼 리버풀이 가능성이 낮은 EPL 우승을 포기하고 UCL 결승전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살라흐가 남은 EPL 2경기를 뛰지 않을 경우, 그와 EPL 득점왕 경쟁을 하는 손흥민(토트넘)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살라흐는 EPL 22골로 손흥민에 단 1골 앞서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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