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들어 등장한 53조 초과세수... 민주당 "진상 규명해야"

입력
2022.05.13 17:00
N면
文 정부 땐 난색 표하더니 尹 정부서 나타나
尹 선제 타격 거론하더니 국방비 1.6조 감액

문재인 정부에선 없다더니 윤석열 정부에서 갑자기 등장한 초과세수 53조 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세를 펴고 있다. 단순한 추계 실수를 넘어 재정당국의 정치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초과세수 덕분에 정부와 국민의힘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59조 원의 사상 최대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6·1 지방선거 전후로 돈 풀기에 나설 태세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전 정부에선 과소 추계했나?" 진상규명 촉구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경기 수원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월 여야가 모두 3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요구했을 때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돈이 없다'며 14조 원을 추경안으로 가져왔다"며 "그런데 4개월 만에 기재부가 윤석열 정부의 추경에는 53조 원의 초과세수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기재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과소 추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국회 차원에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도 "경제를 총괄하면서 추경 편성에 초과세수로 50조 원 이상을 잡는 건 처음 봤다"며 "대선 때 공약을 지키지 못할 뻔한 상황에 있다가 너무 비판을 많이 받자, 지방선거를 의식해 허겁지겁 추경을 편성하면서 국채 발행을 하지 않고 세수를 더 걷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세입이 생기게 되면 (중앙정부가 모두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그중 40%는 지방정부 교부금으로 나가는데 상대 후보는 지방재정 조정 제도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며 경쟁자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지방재정 이해도까지 싸잡아 문제 삼았다.


국방비서 1.6조 감액..."선제타격 말하더니 표리부동"

민주당은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정부의 본예산에 대한 7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에도 각을 세웠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이날 기재부가 지출 구조조정 중 1조6,000억 원 이상을 국방예산에서 삭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력운영비 9,518억 원, 방위력개선비 5,550억 원 등이 감액될 예정인데, 전력운영비 중 급식비 단가 인상을 위해 1,125억 원이 증액되는 점을 감안하면 총 감액 규모는 1조6,193억 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기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선제타격까지 거론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실은 이런 공언과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윤 대통령의 표리부동을 꼬집었다.

다만 민주당은 '추경의 조속한 국회 통과'라는 대전제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이라 통과를 지연시킬 경우 6·1 지방선거에서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 2차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조속한 추경 집행은)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국민께 한 약속이니 잘 지켜져야 한다"며 "국회에서 신속하고 책임 있게 처리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