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조4,000억 원의 윤석열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1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여야가 주장했던 금액을 다 담았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추경안 처리 협조를 촉구했다. 민주당이 정부 계획보다 규모를 더 늘려 47조 원의 추경액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보겠다"면서도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의원은 13일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1차 추경 때 발행한 국채 17조 원은 미래세대에게 부담이 되는 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추경안의 핵심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 370만 개 업체에 최대 1,000만 원까지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36조4,000억 원(일반지출 기준)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 지방교부세 등 법정 지방이전지출(23조 원)까지 포함하면 59조4,000억 원에 달한다.
권 의원은 "이번 추경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채 발행을 안 한다는 것"이라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오히려 9조 원가량의 국채 상환에 돈을 쓴다.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실보상 소급 적용을 포함해 47조9,000억 원으로 증액하자는 민주당 제안에 대해서는 "퍼주기식의 경쟁을 하면 오히려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1차 추경 때 17조 원의 국채를 발행했다. 미래세대에게 부담되는 돈"이라며 민주당의 추경 증액 요구를 "선거 앞두고 정부 여당이 주장했던 돈보다 야당이 더 주자고 해서 표 얻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국가 부채가 1,000조 원이라 이걸 갚아야 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추가 국채발행 없이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이 가능한 건 초과세수가 53조 원 더 걷힐 거란 추산에서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1차 추경을 실시했던) 2월에는 세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게 아니냐"며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기재부 자금 은닉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다'는 진행자 발언에 권 의원은 "정말 어의없는 주장"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나흘째"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세수추계는 1분기(3월 말)가 지나야 할 수가 있는데 1차 추경은 2월에 지급해 세수 추경을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권 의원은 "그걸 다 알면서 자꾸만 저렇게 정치 공세를 편다"고 질타했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 처리안의 국회 직권상정을 하자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발목잡기 하지 말라고 민주당에 공을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인준안) 부결시키고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는 말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국민정서가 (한 후보자 인준을) 반대한다고 하는데, 불과 열흘 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 때는 민심을 거들떠보지도 않더나 이제 와서 민심을 거론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거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하는 얘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면서도 "그 보도는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며 부정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도 조건 없는 국회 인준 표결 제안이 나왔는데, 그 배경이 최근의 당내 성 비위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있다'는 진행자의 해석에 권 의원은 "그와 연계시켜 보지는 않는다"면서 "민주당에서 스스로 자성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 성상납 의혹 관련 증거인멸 교사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냐'는 질문에는 "개인 사생활 문제여서 진행상황은 전혀 모르고 있고 사생활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을 향해서는 "이 후보도 대선 당시 국회의원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을 엄청나게 비판했다"면서 "정말 당당하고 자신있으면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수사기관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체포 여부를 표결하게끔 돼있는데, 아예 임시회를 열지 않으면 불체포특권이 자동 포기되고, 바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니 임시회를 열지 말라고 선언하라는 것이다. 권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좀더 제한하는 개정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