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기재부 2차관 주목하는 까닭은 "2월에 돈 없다던 사람...황당해"

입력
2022.05.13 12:00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2월엔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53조 조달 가능해져"
"기재부 세수 예측 실패, 의도 없어도 중대과실"
"진작 편성했으면 국민 고통 덜 수 있었다"


2월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지원 등을 목표로 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가 불거졌을 때 국채 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들며 반대했던 기획재정부에서 별안간 '초과세수 53조3,000억 원'이 등장하자 기재부가 세수 예측에 무능했거나 직무 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월 당시 당정 마찰을 빚었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월에는 세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회계사 출신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올해 2월에 1차 추경할 당시만 해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는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바로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53조를 조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야, 정말 잘했다'라고 칭찬할 수 없는 심각한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당시 국회에서는 민주당(35조)과 국민의힘(50조) 모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관련 업계 등을 구제해야 한다며 추경 확대를 주장하고 있었지만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해도 증액할 수 없다. 행정부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2월 당시 기재부가) 돈이 없기 때문에 11조 정도는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야 물가까지 고려해서 지급할 수 있는 추경의 규모다 라고 분명히 애기를 했다"면서, 새로 등장한 '초과세수 53조'에 대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겨냥해 "1차 추경 때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했던 예산실장이 지금 새 정부 기재부 2차관으로 되어 있다"면서 "그분의 말이 참 궁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세수 예측 실패는 범죄 행위...예산 검토 심사 과정 개선해야"





박 의원은 결과적으로 기재부의 세수 예측 실패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킨 것임을 강조했다. "추가 세수와 관련된 부분이 만약에 의도적인 거라고 하면 이건 거의 범죄 행위 아닌가 생각이 들고, 최소한 중대한 과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소상공인 추가 지원 예산을 지난해) 본예산에 담았다면 올해 빠르게 집행할 수 있었을 거고, 1차 추경 때 이 부분이 반영됐다고 하면 정말 오미크론 때문에 파탄 지경에 이르렀던 취약계층, 소상공인들, 중소기업인들에 대해서 큰 도움이 됐을 텐데 이걸 만약에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을 했다고 하면 엄청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재부를 향해 국정감사까지 거론하며 벼르고 있다. 기재부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다. 박 의원에 따르면, 기재부는 세수 예측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실패한 데 대해서 "예측 모델에 오류가 있었다" "중요 변수를 예측하지 못 했다"고 하는 일반적인 이야기만 전달했다.

박 의원은 "향후 대책에도 예측 모델의 적합성이라든가 데이터에 대한 검증을 좀 더 보완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를 투입을 해서 추계치 결정의 개선을 하겠다는 막연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장기적으론 기재부의 예산 검토나 심사 기능을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재부가 재정 관련 기초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권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행정부 안에서도 가장 독점적이고 최상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예산의 검토라든가 심사에 대해서 분명한 어떤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