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로 낙향하면서 인근 지역 부동산 시세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대통령의 이웃이 될 수 있다는 특별한 메리트와 함께 사저를 찾는 관광수요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쉽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11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주변 부동산 시세는 최대 2배 가까이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 마련을 위해 2020년 4월 평산마을에 2,630.5㎡ 규모의 대지를 사들였다. 양산시 하북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A씨는 "평(3.3㎡)당 170만 원 하던 토지가 문 전 대통령 사저 발표 이후 250만 원까지 올랐다"며 "호가를 이전보다 2배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인근 시세가 오른 건 '대통령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평산마을을 찾는다는 것이다. 사저 인근 중개업소 대표 B씨는 "문 전 대통령 사는 곳 근처가 어디냐고 묻는 지자자들 전화가 하루에 서너 통씩 걸려 온다"며 "인근 마을들 중 가장 낙후한 평산마을이 갑자기 뜬 건 대통령이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매물이 없어 실제 거래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저 인근에는 유네스코문화유산인 통도사를 비롯한 사찰들이 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 C씨는 "주변 땅 대부분이 절 소유라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없다"고 했다. 이어 "조용히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라 주민들이 매물을 내놓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도 시세가 뛴 것은 비슷하다. 박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대구 달성군의 한 중개업소 대표 D씨는 "사저 주변 땅이 이전에는 평당 200만 원 선이었다면 사저가 생긴 뒤로는 2배 정도 뛰었다"며 "거래할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적고 매도자들의 기대심리도 있어 앞으로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