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윤 대통령 부분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바짝 날을 세웠다. 전날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이 거론한 '반지성주의'는 오히려 대통령 스스로의 문제라며 반격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불법 정황도 평등하게 다시 수사해야 마땅하다"며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던 검찰의 기개를 평등하게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반듯한 국정운영을 위해 대통령이 깨끗이 털고 가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윤 위원장은 또 "윤 대통령 검찰공화국의 중심에는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있다"며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보복 수사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과거 권력인 문 전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한다면,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 부부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이 연루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무마 의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력 위조 의혹 등을 겨냥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검찰 동창회'로 규정했다. 그는 "아는 동생들, 자신의 최측근 검찰 후배들로 채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이 검찰 시각으로 편협하게 이뤄질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 등장한 '반지성주의'를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에서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나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 자신에게 가장 결핍된 언어가 지성"이라며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하고, 외국인 건강보험을 개선한다며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고 일갈했다. 또 전날 취임사에 ‘자유’가 35번 등장했지만 '통합', '협치', '평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사실을 지적하고 "취임사에서 사회적 약자는 보이지 않았다.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자유는 양극화와 차별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