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고 금리 낮추고... 서민·청년 위한 윤 정부 '금융 3종 세트'

입력
2022.05.10 20:00
13면
LTV 상한 최대 80%로 완화
50년 주담대·미래소득 반영으로 DSR 확대효과
예대금리차 공시·고정금리 대환대출도 검토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청년과 서민을 위해 대대적인 금융정책 손질에 나선다. 이미 공개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 예대금리차 공시에 이어 서민들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변경하는 등 이른바 서민·청년을 위한 '금융정책 3종 세트'를 추진한다.

서민 고금리 대출 저금리로 대환 추진

정부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리인상으로 높아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금리·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저금리·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2019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과 비슷한 금융 지원책이 추진되는 것이다. 주금공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변동금리 상품을 이용 중인 서민이 고정금리(연 1.85~2.2%)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특판 상품이다. 이번 대환대출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시중은행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가 책정될 전망이다. 관련 재원은 추경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끌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라며 “소상공인의 2금융권 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대환하는 정책과 함께 서민 숨통을 틔워주는 대표적인 금융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TV 규제완화 효과 위해 50년 주담대 검토

청년층을 위한 금융정책 중 가장 먼저 구체화된 것은 LTV 규제완화다. 정부는 지난 3일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 생애 첫 주택 구입 가구의 LTV 상한을 기존 60~70%에서 80%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생애 첫 주택 구입이 아닌 1주택자의 경우 지역과 무관하게 LTV를 70%로 단일화한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LTV는 40%, 조정대상지역의 LTV는 50%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현행 규제를 유지하기로 해 LTV 완화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DSR는 가계대출의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는 총대출금이 2억 원을 넘을 경우 DSR 40%(비은행권 50%)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DSR 규제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LTV 규제만 완화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50년 주담대 상품이 출시되면 최장 40년 만기 주담대에 비해 연간 상환액이 적어져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새 정부는 또 DSR 산정에 반영하는 미래소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효과 논란이 제기됐던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도 도입한다. 은행권은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고신용자 대상 대출만 취급하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정부는 "은행 간 경쟁이 붙어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매월 공시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의 분기별 사업보고서를 통해 일일이 예대금리차를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