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엔 '모르쇠'… 정호영 지지 나선 의사단체들

입력
2022.05.08 16:15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역 의사회들이 3일 연속 릴레이 지지 선언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등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의사 출신 장관'을 만들어 보겠다는 속셈이 너무 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전·충북·충남 의사회는 8일 "코로나19가 조속한 시일 내에 엔데믹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코로나19에 대한 지휘 경험이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분명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 후보자는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역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제주도 의사회도 "의료전문가이자 탁월한 행정가인 정 후보자가 새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격와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 후보자 출신 지역인 대구·경북 의사회가 지난 6일, 광주·전남·전북과 인천 의사회 등이 7일 정 후보자 지지 입장문을 내놓은 데 이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 의사회들이 돌아가며 내놓은 입장문에 정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에서는 의사들이 같은 의사 출신 장관을 등에 업고, 최근 불거진 직역 간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적인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둘러싸고 간호계와 직접 대립하고 있으며,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전문가 자격을 놓고는 한의사·치과의사들과 간접적인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사 출신 장관이 임명되면, 현재 당면한 직역 간 갈등 판도가 의사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겠느냐"며 "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는 귀를 닫은 채 릴레이 입장문을 내 임명을 촉구하는 것은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