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민주당, 법사위원장 유지? 눈에 뵈는 게 없어"

입력
2022.05.06 13: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법사위 강탈? 입법 독주 계속하겠다 의지로 보여"
"민주당 무리수...대통령 거부권 행사 사용하게 해"
"여가부 폐지...정부조직법 입법 도저히 할 수 없어"
"안철수 분당갑 출마해도 전략공천 해당하지 않아"

새 정부 출범을 고작 나흘 앞두고 있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힘겨루기는 더욱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하고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에 "눈에 뵈는 게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봉급 200만 원'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공약은 유지되고 있으며 시기가 늦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원점 재논의하자는 주장에 대해 "국회 운영에 대한 틀을 깨려고 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왜 이렇게 무리수를 자꾸 두나, 이런 생각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회에서는 민주당이 과거에 원구성에 대해서 합의했던 내용들, 법사위는 국민의힘이 가져간다고 제 방에 가면 합의문을 걸어놨다"며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건 눈에 뵈는 게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후반기 원구성은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국민의힘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추진 과정에서 중재안 합의를 파기한 명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에 "정치하는 집단들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 이길 정당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본인들이 입법 독주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법사위 강탈'이라면, 또다시 국민들이 거세게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을 한답시고 해서 국민들이 최근에 민주당을 강하게 비토하는 정서가 여론조사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는데 왜 이럴까요, 민주당이"라고도 했다.

'결국 입법 독주라는 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만드는 등에 있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민주당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원래 한 만큼 되돌려 받는다"면서 "여당이 소수당이더라도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가장 먼저 얘기 나오는 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그 권한을 민주당이 사용하도록 만드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데, 그럼 대한민국은 입법 불능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여가부 폐지' '병사월급 200만 원'..."공약 유지되는데 시기만 늦춰진 것"

이 대표는 최근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봉급 200만 원 공약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여가부 폐지 같은 경우 정부조직법 입법을 저희가 도저히 할 상황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그걸 절대 통과 안 시켜준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많은 힘을 몰아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 정부조직법을 통해서 조직개편을 시도해보겠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병사봉급 200만 원에 대해선 "이거야말로 우선순위 문제다. 당선인도 추진 의지가 있으나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가는데 이 부분은 인수위에서 매끄럽지 못하게 처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5년으로 이 시행시기를 늦춘다고 하는 거면 잘 설명하고, 공론을 수렴했으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인수위 50일 내내 별말 없다가 막판에 가서 갑자기 늦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성남 분당갑 출마선언할 것...전략공천에 해당하지 않아"

이 대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성남 분당갑' 출마론에 대해 "안 위원장과 소통을 긴밀하게 하진 않지만, 저는 (출마)하실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다른 공천자들과 마찬가지로 단수 공천과 경선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전략공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전략공천은 애초 (공천) 신청을 받지 않고, 신청받은 사람 중 뛰어난 사람이 없어서 다 제치고 새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안 위원장은 전략공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에게 단수공천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엔 "그것은 모든 후보에게 항상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약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분당갑 의원이 된 다음에 당대표까지 도전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만약 안 위원장에게 내년에 깃발을 넘겨주는 그런 상황이 된다면 그것도 나름 재밌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그거야말로 잘해야 한다. 오롯이 전당대회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선택하는 건데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인천 계양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재명 민주당 고문에 대해선 "이 고문이 대선은 본인이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 같지만, 계양은 당의 결정을 기다릴까. 자기도 명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며 "약간 연고가 있는 곳이 분당갑인데, 본인의 최대 치적 중 하나인 대장동 이익환수를 버리고, 분당과 인연을 버리고 출마한다면 명문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다면 국민의힘에 저격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다 선수들이 있다"며 "말하면 안 된다. 누군지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