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오는 5일 새벽 공개된다.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한 채권 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이 예고돼 있지만, 시장은 6월 이후 연준의 긴축 행보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국시간 5일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연준의 6월 이후 긴축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빅스텝 가능성은 이날 기준 99.8%에 달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빅스텝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만큼, 시장의 동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결정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이후 금리 인상 속도에 더 쏠려 있다. 연준이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지, 아니면 긴축 속도 조절에 들어갈지가 주요 관심사다. 연준이 이달 빅스텝에 이어 다음 달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될 경우, 기준금리 상단은 단숨에 1.75%까지 치솟게 된다.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나는 경기 전망에 대한 파월 의장의 인식이 향후 긴축 속도를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당기기도 전에 미국 올해 1분기 GDP가 예상 밖의 역성장을 보여, 파월 의장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분기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이 경기에 자신감을 드러낸다면, 이는 긴축 열차를 가열차게 움직이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속도와 폭 또한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연준은 지난 3월 회의에서 이르면 이달 양적긴축에 돌입하는 것과 양적긴축의 월 상한선을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로 하는 데 동의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양적긴축의 시작 시점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월 축소 규모도 약 2배로 늘어났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러한 수준의 양적긴축이 최대 기준금리 0.75% 인상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양적긴축 속도를 향후 더 높이기로 할 경우, 시장이 받는 충격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연준이 양적긴축 지속 기간을 공개할지도 관심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현재 9조 달러까지 불어난 자산규모를 2025년까지 최대 6조 달러까지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양적축소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자산시장에는 더 큰 영향을 준다”며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지나, 기간 확대 여부에 따라 자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