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3년 만의 만원 관중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장소는 전통의 '어린이날 더비'가 펼쳐지는 5일 잠실구장이다.
4일 LG 구단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5일 두산전 입장권은 약 2만4,000장이 팔려 만석(2만5,000석)에 거의 다다랐다. 이미 지난달 30일 잠실 LG-롯데전에서 기록한 올 시즌 최다관중(2만3,018명)을 넘어선 수치다. 5일 경기가 매진되면 근 3년 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관중석을 100% 개방한 상황에서 나온 마지막 정규시즌 매진 경기는 2019년 9월 29일 잠실 LG-두산전이었다.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지난해 11월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1만6,200명)이 가장 최근 매진 사례다.
프로야구는 2020시즌과 2021시즌 제한적으로 관중석을 개방했고, 올 시즌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관중석을 100% 열었다. 하지만 개막 초반 기대를 밑돌아 야구 인기 하락 우려가 지속됐다. 급기야 지난달 12일 고척 키움-NC전엔 역대 최소 관중인 774명만 입장해 KBO리그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 육성응원과 취식이 가능해지고, 시즌 초 상위권 경쟁 중인 '빅 마킷' 팀 간 대결이 잇따라 열리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잠실구장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1일(LG-롯데전)에도 2만513명이 들어차 이틀 연속 2만 관중 이상을 기록했다. KBO에 따르면, 개막 한 달 동안 총 128경기에서 누적 관중은 90만7,452명이다. 코로나19 시국 전인 2019년 동일 경기 수(139만7,604명)보단 약 35% 줄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흥행 보증수표인 어린이날 경기는 부활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그아웃 라이벌' 두산과 LG는 나란히 중·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두산은 김인태가, LG는 리오 루이즈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빠져 최근 사정은 썩 좋지 않지만 어린이날 승리를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두 팀의 어린이날 매치는 특별하다. '엘린이'와 '두린이'로 불리는 두 팀의 어린이 팬들 앞에서 펼치는 맞대결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서울의 자존심 대결이다. KBO는 1996년부터 두 팀의 어린이날 3연전을 필수 편성, 1997년과 2002년을 제외하고 매년 치러졌다. 두산이 통산 14승1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2년 연속은 LG가 이겼다. LG의 홈으로 열리는 26번째 맞대결에선 어떤 흥미진진한 장면이 펼쳐질지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