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5주 만에 다시 전화통화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엘리제궁 모두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여러 차례 통화를 해왔으며, 최근 통화는 지난 3월 29일 이뤄졌다.
크렘린궁은 통화 후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마리우폴 '해방'과 지난달 2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에서 합의한 아조프스탈(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민간인 대피 등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군이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잔혹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분쟁(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종전을 위해 준비돼있거나 일관성을 보이지 않지만, 러시아 측은 여전히 대화에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쟁으로 인한 인도적 위기를 언급하며 '끔찍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엘리제궁 성명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마리우폴과 돈바스 지역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며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 대피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민간인 대피가 시작돼 100여 명이 탈출했지만, 이후 러시아군 공격이 지속돼 대피가 지연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언급하며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 재개가 가능하도록 국제기구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식량 안보 문제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쟁 발발 전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중재를 지속해왔다. 그는 지난 2월 초 직접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